화성특례시가 오는 2월 1일, 100만 특례시 위상에 걸맞은 ‘4개 구청 시대(만세구, 효행구, 병점구, 동탄구)’를 연다. 서울 면적의 1.4배에 달하는 광활한 면적과 급증하는 행정 수요를 고려한 결정이다. 시청 중심의 단일 체제를 벗어난 권역별 구청 도입은 정명근 시장이 강조한 ‘30분 행정생활권’을 위한 필수적 선택이다. 하지만 외형적인 틀을 바꾸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그 속을 채울 내실과 균형이다.
가장 먼저 우려되는 지점은 초기 행정 및 민원 체계의 혼란이다. 대규모 인력 재배치와 사무 이관이 단기간에 이루어지면서 업무 경계가 모호해질 수 있다. 이 과정에서 부서 간 책임을 떠넘기는 ‘민원 핑퐁’이 발생하면 시민의 불편은 극대화된다. 전산 시스템 분리와 인력 숙달 미비로 인한 행정 속도 저하도 극복해야 할 과제다. 정책의 출발점이 시민이라던 정 시장의 약속이 지켜지려면, 업무 책임 소재를 명확히 하고 민원 안내 시스템을 완벽히 구축해야 한다.
더 본질적인 문제는 구청 간 격차에 따른 소외감과 이질감이다. 동탄 등 신도시와 만세구·효행구 등 농어촌·산업단지 지역은 인구 구조와 교통 인프라에서 현격한 차이를 보인다. 구별 맞춤형 행정이라는 명목하에 예산과 복지 인프라가 특정 지역에 쏠린다면, 이는 지역 간 갈등을 넘어 ‘심리적 분리’를 초래한다. 또한 구마다 비슷한 사업을 중복 추진하며 발생하는 예산 낭비 역시 정 시장이 경계해야 할 대목이다.
따라서 구청별로 특화된 행정 서비스를 제공하되, 컨트롤타워인 시청의 ‘통합적 조정 능력’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진정한 특례시는 어느 구에 살더라도 동등한 행정 서비스를 누릴 때 완성된다. 4개 구청 출범은 200만 메가시티로 도약하기 위한 첫 단추다. 행정 효율은 높이고 지역 간 이질감은 좁히는 유연하고 강력한 통합 행정이 수반되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분구는 지역적 갈등의 시작점이 될 수 있다.
정명근 화성특례시장은 이번 개편을 통해 갈등을 넘어 ‘따로 또 같이’ 성장하는 자치 모델의 선례를 남기길 기대한다. 이제는 행정의 문턱은 낮추고 시민의 삶의 질은 높이는 진정한 특례시의 품격을 보여줄 때다. <저작권자 ⓒ 경기I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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