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효석 칼럼] 2018 러시아 월드컵 스웨덴 전을 보면서...

오효석 기자 | 기사입력 2018/06/19 [23:52]

[오효석 칼럼] 2018 러시아 월드컵 스웨덴 전을 보면서...

오효석 기자 | 입력 : 2018/06/19 [23:52]
 
▲ 오효석 국장     © 경기인

한국축구에 뻥 축구가 또 등장했다.

 

월드컵에만 나가면 겁에 질려 패스한번 제대로 하지 못하고 앞으로 뻥뻥 내지르던 그 뻥 축구말이다.

 

뻥 축구라는 말은 세계적인 축구와의 격차가 존재하던 2002년 월드컵 이전에 한국축구의 수준을 단적으로 말해주던 오명을 일컫는다.

 

2002년 한일 월드컵 이후 한국축구는 많은 발전과 도약을 했다. 세계축구와의 수준도 많이 좁혀졌다. 이전 네 번의 월드컵에서는 첫 경기에서 한 번도 지지 않는 경기력을 보여줬다.

 

이번 러시아 월드컵 개최 전, 세계는 한국축구를 최약체로 분류했다. 그러나 우리는 그 이면에 이변을 일으킬 수 있다는 기대감이 있었다. 그 기대감이란 한국축구의 수준이 옛날만큼 일방적으로 밀리지 않는 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

 

그러나 스웨덴과의 첫 경기는 그 기대감이 여지없이 깨졌다. 한마디로 졸전이다. 한국은 뻥 축구는 물론 극단적인 수비축구로 일관했다. 정상적인 경기운영을 해도 이긴다는 보장이 없는 상황에서 극단적인 수비축구는 게임을 즐기자는 명분에도 반하고 승리도 가져올 수 없는 패책이다.

 

축구는 골을 넣어야 이기는 경기다. 실력이 앞선 팀을 상대로 경기 내내 몇 번 오지 않을 기회를 위해 그런 극단적인 수비전술을 펼친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 수비도 실력이 비슷해야 효과를 볼 수 있다. 극단적인 전술은 재미마저 반감시킨다. 실력이 없을수록 정상적인 경기운영을 해야하는 이유다.

 

한국축구는 분명 기술적인 면에서 뒤떨어지지 않는다. 2002년 히딩크 감독도 그렇게 판단했다. 문제는 체력이다. 그 체력을 바탕으로 90분 내내 빠르고 저돌적으로 움직여야 한다. 거기에 하고자 하는 근성과 용기가 더해져야 한다. 한마디로 기술을 바탕으로 투쟁력 있게 싸워야 한다.

 

한국축구가 스웨덴전에 그렇게 하지 못했던 이유는 감독과 선수들의 의지에 문제가 있었기 때문이다. 의지는 하고자 하는 열정이며 그것은 용기있는 행동으로 나타난다. 우리선수들은 겁에 질려 제대로 된 실력조차 발휘하지 못했다. 공을 받기 위해 공간으로 이동하지 못했다. 공을 소유하고 있는 선수는 제대로 패스하지 못하고 우왕좌왕했다. 쓸모없는 백패스와 횡패스를 남발했다.

 

극단적인 수비축구는 기동력이 떨어지는 스웨덴 선수들을 훨훨 날게 해주었다. 월드컵에 첫 출전하는 인구 36만명의 아이슬란드, 죽기 살기로 달려드는 멕시코의 근성과 빠르고 기동성 있는 축구는 우리를 감탄하게 한다.

 

한국축구도 할 수 있다. 우리국민은 9회연속 월드컵 진출의 의미보다 한번을 나가더라도 한국만의 축구를 하면서 통쾌하고 재미있는 축구를 하길 원한다. 그러한 모습을 볼 때 우리국민은 분명 국가대표팀이 전패를 당하더라도 그들을 격려하고 환영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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