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볼만한 곳] 수원의 허파 광교산(光敎山)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해발 582m의 명산

오효석 기자 | 기사입력 2014/06/09 [00:08]

[가볼만한 곳] 수원의 허파 광교산(光敎山)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해발 582m의 명산

오효석 기자 | 입력 : 2014/06/09 [00:08]

 

▲  광교산 등산로 입구에 있는 광교저수지 방죽 (사진=오효석 기자)  © 경기인


【경기IN=오효석 기자】징검다리 연휴 마지막 날 자리를 박차고 산을 찾았다. 발길 닿는 대로 찾아간 곳이 수원의 광교산이었다.

 

광교산은 해발 582m로 경기도 용인시와 수원시의 경계를 이루는 산으로, 용인시 수지구 신봉동·고기동과 수원시 장안구 상광교동 그리고 의왕시의 일부에 걸쳐 있다.

 

광교산은 수원‧용인‧의왕시민들로부터 사랑을 독차지하고 있는 곳으로 언젠가 한번 가장 긴 코스로 등반하고 싶었던 산이었다.

 

▲  광교공원 내에 흐르는 물줄기 (사진=오효석 기자)   © 경기인


수원시는 광교산 입구에 대단위공원을 조성해 광교저수지 방죽과 연결시켜 놓았다. 또한, 광교저수지 외곽에 목재데크를 설치하고 둘레길을 조성해 수원시민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광교산 입구인 광교공원에 도착한 건 오전 12시 30분경이었다. 날씨가 무더웠지만 다행히 날씨가 흐려 뜨거운 햇빛은 피할 수 있었다.

 

공원내 넓은 잔디밭에는 놀러 나온 가족들이 모여앉아 주말의 여유를 즐기는 모습들이 눈에 띄였다. 공원 정중앙을 가로지르며 흐르는 물줄기와 물레방아의 모습은 평온함을 안겨줬다.

 

그곳을 지나자 주차장을 이용한 벽천이 보였고 벽천을 통해 흐르는 물은 사람들에게 아늑한 휴식처를 제공하고 있었다.

 

▲  형제봉에 가기 위해 등산객들이 밧줄을 붙잡고  바위를 오르고 있다. (사진=오효석 기자)   © 경기인


광교공원 끝 편에 다다르자 저수지를 막고 있는 방죽이 보였다. 방죽에는 많은 야생화들이 영화처럼 펼쳐져 있다. 방죽 밑 나무 그늘아래는 어르신들이 옹기종기 모여앉아 더위를 피하고 있었다.

 

방죽 좌측 끝 편에 만들어 놓은 계단을 올랐다. 장마철을 앞두고 저수지 물을 많이 빼내 경치가 아름답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드넓은 저수지와 물을 보니 풍요로운 여유를 안겨줬다.

 

방죽을 걸어가자 반딧불이 화장실이 보였다. 반딧불이 화장실은 등산객들에게 만남의 광장 같은 곳이다. 대부분의 등산객들이 이곳에서 만나 등반을 시작한다. 나도 여러 가지 등산로 중 이 코스를 선택했다.

 

반딧불이 화장실에서 시작하는 등산로는 화장실 옆길로 이어져 인공적으로 조성된 계단과 숲길 속을 걸어 올라가야 한다. 5분정도 올라가다보면 경기대입구에서 이어진 등산길과 만난다.

 

▲   형제봉 정상 (사진=오효석 기자)  © 경기인


이곳이 바로 평화의 쉼터다. 쉼터라 해봤자 몇몇 사람들이 앉아서 쉴 수 있는 의자를 설치한게 다지만 이 곳은 역사적으로 커다란 의미가 있는 곳이다.

 

지난 1951년 1월 30일부터 2월 10일까지 국군1사단과 미25사단, 터키여단 1개대대가 전투를 벌였던 곳이다.

 

이에 따라 육군제51보병사단은 지난 2009년 7월부터 2010년 6월까지 유해발굴 사업을 통해 국군전사자 유해 5구, 사진 및 수첩 등 유품 111점을 발굴해 국림현충원에 모셨다. 경기도와 수원시 보병 제51사단은 그 뜻을 기리기 위해 이곳에 평화의 쉼터를 마련했다.

 

이 곳을 지나면 뒷산 오솔길 같은 곳이 계속해서 이어진다. 온 가족들 누구나가 즐기면서 걸을 수 있는 그런 곳이다.

 

왜 수원시민들이 광교산을 즐겨 찾는지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남녀노소 할 것 없이 힘들지 않게 오를 수 있는 이러한 길이 40여분 이어진다.

 

▲  형제봉에서 시루봉으로 가는 계단 (사진=오효석 기자)   © 경기인


이 구간은 인공적인 면을 최소화해서 자연을 충분히 느끼면서 산책을 즐길 수 있는 아주 쉬운 구간이다. 나도 혼자 이 길을 걷고 있다. 무엇이 이 길을 걷게 하고 있는지 잘은 모르지만 머릿속에 엉켜있던 생각들을 풀어볼 예정이다.

 

40여분정도를 가자 문암골 갈림길이 나온다. 이곳에서 형제봉까지 1.8㎞가 남았다는 팻말이 있지만 실질적으로는 더 멀어보였다. 5분정도를 더가자 천년수 갈림길이 나온다. 이곳부터 급경사가 시작되는 구간들이 나오기 시작한다.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 걷다보니 왼쪽에 철탑이 보였다.

 

등산을 시작한지 1시간정도 지나자 백년수 정상에 도착했다. 이곳에서부터 형제봉 정상까지 0.4㎞가 남았다. 약 4분을 더 걷다보니 첫 번째 계단이 나타났다. 이 곳이 계단 380개로 되어있는 형제봉 데크정상로다.

 

그동안 비교적 수월하게 산에 올랐던 등산객들은 이곳부터 힘들다는 것을 느끼기 시작한다. 계단을 다 오른 후에도 오르막길은 계속된다. 정상으로 가는 마지막 고비다.

 

▲  광교산 (시루봉) 정상 (사진=오효석 기자)   © 경기인


약 15분정도를 오른 후에야 형제봉 정상을 밟을 수 있었다. 형제봉 정상에 오르기 위해서는 밧줄을 붙잡고 오르는 바위가 나타난다. 마치 유격훈련을 하는 듯 한 경험을 하게된다.

 

밧줄에 의지한 채 바위를 오르고 나면 쏟구쳐 오른 작은 바윗돌 틈 사이를 헤쳐 올라야 정상을 밟을 수 있다.

 

형제봉 정상까지 사실 쉬운 거리는 아니다. 전‧중반기 구간이 매우 수월한 구간이었다면 후반기 구간부터는 등산하는 기분을 느낄 수 있다.

 

정상에 올랐지만 흐린 날씨로 산 밑의 경치를 제대로 감상할 수 없었다. 그렇지만 바람이 불어줘 마냥 시원했다.

 

혼자 등산을 하다보니 쉴 틈 없이 걸었다. 내친김에 시루봉(광교산 정상)까지 가보기로 했다. 이곳에서 2.7㎞를 더 가야했다.

 

▲  상광교동 버스종점으로 하산하는 길 (사진=오효석 기자)   © 경기인


10여분을 내려가자 또 다시 오르막 계단이 나타났다. 올라가보니 계단이 99개였다. 그렇지만 여기서 끝이 아니다. 오르막길은 계속된다. 5분을 더 걷자 세 번째 계단이 나타났다. 계단수가 216개다. 등산객들이 매우 힘들어 한다.

 

사실 광교산은 주위에 큰 산이 없는 평야지대에 있기는 하지만 산의 높이에 비해서는 인근의 백운산과 함께 상당한 규모를 자랑한다. 산 능선이 매우 완만하면서도 사방으로 수목이 우거져 삼림욕이나 당일 산행으로 즐겨 찾는 곳이며, 겨울철의 설경(雪景)도 빼어나 '광교적설(光敎積雪)'이라 하여 수원8경의 하나로 꼽히기도 한다.

 

반딧불이 화장실에서 등반을 시작한지 2시간 15분만에 시루봉(광교산) 정상에 올랐다. 형제봉에서 약 1시간 정도가 걸린 것 같다. 정상이래봤자 화려한 데크나 인공적인 시설은 거의 없다. 단지 광교산 정상을 알리는 암석하나가 있을뿐이다.

 

광교산은 수원시의 허파노릇을 하는 유일한 산이다. 주말만 되면 수원시민들은 광교산을 찾아 모여든다. 사람들이 모여들자 광교산 입구에는 등산객들이 즐겨찾는 먹거리들도 덩달아 발전했다.

 

▲   광교산 등산로 (버스종점으로 가는 길) (사진=오효석 기자)  © 경기인


보리밥은 물론 바비큐, 도토리묵과 파전 등이 유명하다. 각종 음식점들은 등반을 하고 온 등산객들을 유혹하며 즐거움을 주고 있다.

 

시간상 시루봉 정상에서 하산하기로 했다. 코스는 상광교동 버스종점으로 정했다. 광교산의 장점은 등반을 하다가 힘들면 언제든지 하산할 수 있는 길이 여러개가 있다는 것이다. 결국은 광교산 입구쪽으로 연결되기 때문에 누구에게나 부담 없는 산이다.

 

내려가는 곳은 가파른 계단이 먼저 반겼다. 급경사의 계단을 내려가다 보니 지난 6.4지방선거에서 낙선한 2명의 전직 시의원이 떠올랐다.

 

내가 아는 한 가장 치열하게 의정활동을 펼쳤던 이 2명의 시의원은 서로 같으면서도 매우 달랐던 스타일로 개인적으로 나에게는 매우 흥미로운 인물들이다. 나중에 기회가 있으면 지면을 통해 이들을 소개할 기회가 있을 것이다.

 

얼마나 걸었을까 올라갈 때는 매우 먼거리였지만 하산하는 길은 매우 가깝게 느껴졌다. 어느새 수원시가 조성한 저수지에는 사람들이 옹기종기 모여 휴식을 취하고 있다.

 

▲   하산길에 있는 저수지에  잉어가 놀고 있다. (사진=오효석 기자)  © 경기인


예쁘게 조성한 꽃길을 지나 어느새 버스종점이 보였다. 버스를 탈까 고민하다. 경기대입구까지 걷기로 했다. 시간상으로는 3시간이 지나고 있었다.

 

무아지경으로 무작정 걷다보니 광교저수지가 보였다. 사실 계속해서 걸었던 이유도 광교저수지를 둘러싼 목재데크를 사진촬영 하기 위해서였다. 건너편 산책길은 시간상 접어두고 원래 길을 택했다.

 

인공적으로 조성한 목재데크는 피어난 꽃들과 함께 마음의 안식을 안겨주었다. 등산객이 아니라도 시민들이 목재데크를 걸으며 힐링하고 있었다.

 

어느새 등반을 시작한 처음 그 자리로 다시왔다. 도착시간 오후 4시 32분 정확히 4시간 정도가 걸렸다. 산행은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산의 경사보다도 4시간을 걷는다는게 더 힘들었다. 시간이 더 있었다면 더 먼 코스를 가봤을 텐데 라는 아쉬움도 들었다.

 

사실 광교산은 가을이나 겨울에 산행을 하면 더 재밌을 것 같았다. 광교산은 지금도 수많은 시민들이 등산을 하다보니 여기저기가 망가져 복원사업을 지속적으로 하고 있다. 복원과정에서 인공적인 것은 최소화하고 있는 그대로의 자연을 남겨주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  광교저수지 목재데크 (사진=오효석 기자)   © 경기인


내려오는 길에 마주친 식당에서는 등산객들이 막걸리 한잔과 안주로 기분을 달래고 있었다. 매주 찾아오는 주말, 특별한 약속이 없다면 친한 친구들과 혹은 사랑하는 연인들과 건강과 힐링을 위해 수원의 허파 광교산을 찾아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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