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한 달간 도전! 진정한 평가가 없다

수원시의 두얼굴! 준비는 척척 마무리는 엉성

오효석 기자 | 기사입력 2013/12/04 [19:06]

[기획] 한 달간 도전! 진정한 평가가 없다

수원시의 두얼굴! 준비는 척척 마무리는 엉성

오효석 기자 | 입력 : 2013/12/04 [19:06]

▲  생태교통 개막식에서 염태영 수원시장을 비롯한 내외빈들이 자전거를 타고 행사장으로 이동하고 있다(사진=오효석 기자)   © 경기인

【경기IN=오효석 기자】수원시가 전 행정력을 동원해 사활을 걸었던 2013 수원 생태교통 페스티발(이하 ‘행사’)이 끝난지 두 달이 지났다.

세계최초라는 명분하에 공식적으로 160여억원을 투입, 행사장 내 주민들의 불편을 감수하면서까지 한달이라는 긴 시간동안 추진했던 생태교통이 남긴 것은 무엇일까? 아쉽지만 아직까지 생태교통을 통해 얻은 것과 잃은 것 등 객관적인 평가들이 나오지 않고 있다.

본지는 행사 전부터 이점에 주목했다. 생태교통 행사 취지는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좋은 의도였다. 하지만 수백억원의 예산을 투입하면서 국제적인 행사로 진행할 필요성이 있었는지에 대해선 의문이 들었다. 예산낭비라는 의혹이 일고 있는 이유다. 무엇이 문제인지 집중 취재했다.

행사 결과에 대한 평가 무관심

수원시가 개최한 2013 생태교통은 단순한 행사가 아니라 시민들의 혈세 수백억원을 투입해 국제적으로 추진한 메머드급 행사였다. 또한 세계최초라는 수식어를 달고 많은 예산을 투입한 실험적인 성격의 행사라는 점에서 위험적인 요소도 강했던 행사였다. 따라서 그에 대한 철저한 검증은 반드시 필요한 부분이다.

그런데 수원시는 행사가 끝난지 두 달이라는 시간이 지났지만 아직까지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두 달이라는 시간은 길 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시간이다. 축제 전에는 행정력 공백을 무릎쓰고 많은 공무원을 동원, 2년여동안 준비해온 것에 비하면 마무리는 매우 엉성한 편이다.

그렇게 중요했던 행사인 만큼 결과에 대한 마무리도 신속․정확하게 이루어지는 것은 당연하다. 그런데 수원시는 지난 11일 뒤늦게 평가보고회를 개최했다. 그러나 엄밀히 따지면 이 자리는 이미 생태교통 행사가 성공했다는 가정하에 진행된 요식적인 보고회에 지나지 않았다.

보고회에 참석한 대다수는 수원시 공무원들로 채워졌다. 일부는 시의원 몇 명과 생태교통마을 관계자들이 대부분 이었다.

이날 진행된 내용도 행사 전반에 대한 문제점과 잘된 점, 시민들의 평가, 제3기관의 공정한 평가 등을 공유해서 결과를 놓고 평가하는 자리가 아니라 수원시가 일방적으로 평가한 자료를 가지고 형식적으로 보고하는 자리로 끝났다는 평가다.

특히, 가장 민감한 부분인 총 투입된 예산과 관련해서는 전혀 언급이 되지 않았고 투입된 예산 대비 효율성에 대해서도 전혀 논의 되지 않아 평가회 자체가 무의미 했다는 평가다.

한 언론인은 “평가보고회가 시민들을 비롯한 외부 논객들이 자유스럽게 토론하는 자리가 아니라 이미 평가한 자료를 가지고 염 시장이 지목한 사람들이 한마디식 하는 자리였다는 점에 실망했다”면서 “전혀 객관적이지 않아 평가보고회 자체가 무의미하다”고 평했다.

시 관계자는 “13일에 열리는 300인 원탁토론회를 통해 시민들이 생태교통에 대해 논의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지만 엄밀히 따지면 300인 원탁토론회는 생태교통 행사 결과를 평가하는 자리가 아니고 생태교통이 진행됐던 행궁동 일원에 대해 앞으로 어떻게 운영할지 논의하는 자리이다.

특히, 이 자리는 과도한 예산을 투입해 예산낭비라는 지적이 일고 있는 가운데 또다시 2천만원의 예산을 별도로 들여 라마다프라자호텔 수원에서 300인 원탁토론으로 개최해 빈축을 샀다.

행궁동 마을 한 주민은 “원탁토론에 대해 정작 주민들은 아무런 관심이 없다”며 “초빙되는 인사들의 말잔치가 되지 않겠냐”며 비판했다.

행사관리 분산 취재 비협조

본지는 생태교통이 공식적으로 160여억원을 투입한 사상 최대의 행사였던 만큼 이에 대한 공식적인 외부평가는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는 결론에 따라 시민들의 알 권리를 충족시키는 차원에서 투입된 예산 대비 효율성 등에 관한 객관적인 평가를 위해 취재를 시도했다.

하지만 취재는 시작부터 벽에 부딪혔다. 행사 전 취재 때는 “업무량이 많아 구체적인 예산이 집계가 되지 않아 알 수 없다”며 “행사가 끝난 후 집계되면 알려 주겠다”고 말하던 생태교통 추진단 관계자는 행사가 끝나고 한달여가 지난 후에 같은 내용을 취재 하는 본지 기자에게 “업무내용에 따라 각 부서별로 진행했기 때문에 총 예산 투입은 물론 사업별 내용에 대해서도 알 수 없다”며 발뺌했다.

수원시의 비협조적인 자세로 생태교통을 객관적으로 평가하기 위한 가장 기본적인 자료에 접근하는 것조차 불가능했다.

관계자들의 답변만으로는 객관적인 평가가 불가능했고 답변 자체도 매우 형식적으로 일관했다. 아직까지 생태교통과 관련된 부서별 총 들어간 예산조차도 집계되지 않은 것은 물론 각 부서별로 따로 집계한다는 말은 수원시가 얼마나 치밀하게 생태교통을 준비해왔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수원시는 생태교통추진단을 만들어 놓고도 행사와 관련된 사업 내역에 따라 각 실과소별로 별도 관리하는 등 점조직 식으로 운영해 누구든지 행사 전반에 대해 알기 위해서는 구체적인 사업내역과 그에 따른 각 책임부서를 알아야 하고 책임부서를 찾아가더라도 비협조적으로 일관하는 등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으려는 의도가 강해 애를 먹기 일쑤다.

한 언론인은 “수원시가 행사에 대한 모든 내용을 점조직식으로 운영하고 있어 기자 혼자서 모든 것을 다 취재하려면 아마도 1년은 걸릴 것”이라고 주장했다.

수원시민 김지민(가명)씨는 “수백억원의 시민의 혈세가 들어간 만큼 그에 대한 상세한 정보는 투명하게 공개돼서 예산이 잘못 쓰여진 곳이 없는지 철저히 검증돼야 한다”고 밝히고 “정보공개를 회피하거나 행정전반에 대한 업무를 완벽하게 마무리하지 않는다면 염 시장을 비롯한 관계공무원들은 그에 대한 책임을 반드시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수원시민들은 모든 것을 구체적으로 알 권리가 있다. 시민들의 소중한 혈세 수백억원이 투입된 행사가 이렇게 주먹구구식으로 관리된다는 것은 직무유기다.

수백억원의 시민의 혈세가 투입된 만큼 그에 대한 결과도 빠른 시일내에 낱낱이 공개해야 된다는 지적이 일고 있는 이유다.

행사 투입예산 놓고 추측 난무

이번 생태교통에 투입된 예산은 공식적으로 160여억원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생태교통 추진단 관계자는 행사 전 본지 기자에게 “160여억원이 편성됐다”고 밝힌바 있다.

도시정비 5개분야에 130억원이 투입됐고 행사운영비로 30여억원이 투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외에 각 실과별, 구청별 별도의 예산이 투입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으나 확인된 바는 없다.

수원시는 행사 전부터 생태교통을 측면으로 지원하는 크고 작은 행사가 300여차례나 열린다고 밝힌바 있다. 이러한 예산까지 포함하면 생태교통에 들어간 예산은 훨씬 더 커질 것으로 추정된다.

한 언론인은 “공식적으로 들어간 돈이 160억원에, 도시디자인과가 간판 정비하는데 약 20억원, 도로과에서 도로정비 하는데 약 80억원, 각 구청별 40억원 등 이것만 따져도 총 420억원 이상이 들어갔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이외에 환경정책과와 관련된 이클레이 및 해비테트 국제기구의 VIP 및 강사 초청 등 총회에 사용된 예산이 약 6억여원을 비롯해 무동력신교통수단에 사용된 예산 등도 명확하게 공개돼야 하며 사용한 예산 내역에 대해서도 정당하게 사용됐는지 검증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국제적인 행사 관광객 유치 홍보는 뒷전

수원시는 행사 개최 전 많은 수의 해외관광객 유입효과가 있을 것이라 주장했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순수한 해외관광객들은 찾아 볼 수 없었다는 것이 중론이다.

한 지역신문의 보도에 따르면 수원시는 행사 기간 내에 많은 사람을 동원했음에도 평일에는 한가할 정도로 한산했다며 수원시가 100만명 이상의 관광객이 몰려들었다는 주장은 허위라고 주장했다.

이러한 가운데 행사와 관련된 외국인을 제외하면 외국 관광객들은 거의 없었다는 것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문제는 수원시가 해외관광객을 유치할 의지가 있었느냐는 것이다. 생태교통 추진단 관계자는 지난해 쓰여진 예산 중 일부가 독일에 있는 이클레이 직원들에게 인건비로 나갔음을 내비친바 있다. 그 이유는 이클레이 직원들이 해외에 수원생태교통을 홍보한다는 이유였지만 그들이 어떤 홍보를 했는지 확인된 바는 없다.

이와 별도로 수원시의 홰외관광객 유치 노력은 빵점이라는 평가다. 수원시는 예산투입 없이 가장 쉽게 홍보할 수 있는 대한민국 해외대사관이나 국내에 있는 외국 공관 등에 생태교통을 알리고 홍보하는 협조공문 조차도 보낸 적이 없다.

한 언론인은 “중국에 있는 대한민국 대사관마저도 수원시에서 생태교통이 열리는 것 조차 모르고 있다”는 말이 나올 정도라고 지적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애초에 해외관광객 유치는 기대할 수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수원시는 해외관관광객 유입 효과를 통해 지역 경제가 활성화 될 것이라는 장밋빛 청사진을 내놨다.

실제로 행사기간 내 행궁동 일원에서 볼 수 있었던 외국인이라고는 행사와 관련된 이클레이, 해비테트 관계자들뿐이라는 주장이다.


생태교통 페스티발 행사가 남긴 것은?


생태교통이 끝나고 한 달 후, 행사가 진행됐던 행궁동 주민들에게는 어떤 변화가 있었을까? 아쉽지만 변한게 없다는 평가다.

본지기자는 행사가 끝난 후 몇 번에 걸쳐 행궁동 일원을 찾은 결과 골목에는 빈 주차장이 없을 정도로 차들이 빼곡히 주차돼 있었고 기존의 차량 통행이 빈번했던 도로에는 차량들이 빠른 속도로 지나다니고 있었다.

대부분의 주민들도 환경적인 의식보다는 지역상가 활성화 및 부동산 가치 상승에 관심이 많았다.

행궁동에 거주하는 한 주민은 “행사기간 내에 좋았던 것은 걸어다녀서 운동도 될 수 있었고공기가 맑고 번잡하지 않아 좋았다”고 말하면서 “그러나 주민들의 생태교통에 대한 의식개선이 된 것은 없다고 본다” 밝혔다.

또한 “생태교통마을은 현재 굉장히 침체돼있다”면서 “지역 활성화를 위해 더 지속적으로 생태교통이 진행됐으면 한다”고 밝히고 “한달에 한번 이라도 차 없는 거리를 만들어 거리를 적극적 다용도화 시켜 누구나 거리에서 놀고 좌판을 펴 장사를 할 수 있도록 해 마을이 활성화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결국 생태교통 취지와는 달리 주민들은 재보다 잿밥에 더 관심을 보이고 있는 실정이다. 수원시는 이번 행사에 수백억원의 예산을 쓰면서 정작 중요한 주민들의 의식개선 및 정신적인 교육에 대해 도외시했다는 비난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정신적으로 환경적인 측면을 인식시켜 주지 않는다면 160억원이 아니라 몇 천억원을 투입해도 결과는 뻔한 일이다. 수원시는 결국 가장 중요한 부분을 놓치고 말았다.

수원시는 행사가 종료된 이후 생태교통마을을 방치하고 있다. 주민들은 한달이라는 기간동안 주말마다 사람들이 몰려드는 달콤함을 맛봤다. 음식을 사먹고 거리가 활성화 되고 부동산의 가치가 올라가는 달콤함 말이다.

그 달콤함의 여운이 그저 환경을 생각해서가 아니라 거리를 활성화 시키자는 차원에서 한달에 한번이라도 차 없는 거리로 만들어보자는 주장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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