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김상곤 떠난 혁신교육 어떻게 되나?

新 경기교육감 성향따라 ‘혁신교육’ 일부 또는 전면 개편 불가피...

오효석 기자 | 기사입력 2014/04/30 [22:05]

[기획] 김상곤 떠난 혁신교육 어떻게 되나?

新 경기교육감 성향따라 ‘혁신교육’ 일부 또는 전면 개편 불가피...

오효석 기자 | 입력 : 2014/04/30 [22:05]

 

▲ 김상곤 전 경기도교육감이 혁신교육 방안에 대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경기인


【경기IN=오효석 기자】지난 2009년부터 시작된 경기혁신교육이 위기를 맞았다. 교육대통령으로 불렸던 김상곤 전 경기도교육감이 확실시 됐던 도교육감 출마를 포기하고 경기도지사 출마를 선언했기 때문이다. 그동안의 관행을 보면 단체장의 수장이 바뀌면 진행하던 정책이 바뀌는 것은 당연한 관행이었다. 김 전 교육감의 사퇴로 좌초위기를 맞은 혁신교육이 어떤 방향으로 흐르게 될지 취재했다.[편집자 주]

 

 

혁신교육 의미와 배경

 

2009년 13개의 학교로 시작된 경기혁신교육은 2013년에는 195개교, 2014년 3월경에는 282개교로 확대되는 것은 물론 혁신학교 일반화를 통해 단계적으로 경기도내 모든 학교로 확대운영하게 된다.

 

그야말로 대한민국 공교육의 문제점으로 제기돼왔던 대학입시 위주의 주입식 교육에서 아이들이 행복한 자율적이고 창의적인 토론식 수업으로 모든 학교가 운영되는 것이다.

 

무엇이 고질적인 문제점을 안고 있던 공교육을 혁신교육으로 전환하는 계기가 됐던 것일까? 김상곤 전 교육감은 "혁신교육은 행정중심의 과거형 패러다임에서 학생중심의 잘 가르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미래형 패러다임으로 큰 전환을 시도하는 것"이라고 혁신교육에 대해 설명한바 있다.

 

혁신교육은 학교의 다양화가 아닌 학교내부 학습의 다양화를 지향하고 교사의 자발성을 강조하며 교육주체인 학생, 학부모 교사, 학교 등이 민주적 소통과 협력을 지향하는 것으로 미래역량 중심의 교육과정 다양화와 기존 공교육 내부의 변화를 중시하는 것이다.

 

다시말해 입시위주의 성적중심의 경쟁 교육에서 창의인성교육에 중점을 두는 새로운 학교모델을 추구하는 것으로 아이들에겐 자기 성장 중심의 교육으로 바꾸고 교육과정을 학생중심으로 재구성하는 한편, 성적위주의 교육에서 배움 중심 수업으로 바꾸고 지시와 통제중심에서 자율과 자치가 강조되는 교육을 말한다.

 

대한민국 공교육의 문제점을 누구나 알고 있으면서도 아무도 손을 대지 못했던 일을 김상곤 전 교육감이 혁신교육이라는 명칭으로 지난 2009년 경기도 내 13개 학교로부터 시작했다. 2013년에는 195개학교로 늘렸고 현재는 시즌2 혁신학교 일반화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궁극적인 목표는 경기도 전체 학교를 혁신학교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혁신학교가 더 이상 혁신학교가 아닌 일반학교로 뿌리를 내리는 것이다.

 

반발이 심했던 시행 초기와는 달리 시간이 흐를수록 혁신학교의 결과가 좋아지고 변화하는 모습이 감지되면서 혁신학교는 점차 전국적으로 퍼져가고 있는 형국이다.

 

그런데 이런 혁신학교가 좌초위기에 놓였다. 학생이 행복한 학교가 되는 것을 목표로 다양한 정책과 실험을 통해 학교를 변화시키고 있는 혁신교육이 많은 예산과 행정력을 투입해놓고 완성도 되기전에 사라질 위기에 놓인 것이다. 공교롭게도 그 단초는 혁신교육을 시작했던 김상곤 전 경기도교육감이다.

 

김상곤 전 경기교육감은 오는 6.4지방선거에 당선이 확실시 되는 경기도교육감 출마를 포기하고 경기도지사 출마를 선택했다. 이에 따라 김 전 교육감은 지난 4월 초 경기도교육감을 사퇴했다. 이에따라 오는 6.4지방선거에서는 새로운 경기도교육감이 선출되게 된다.

 

▲ 경기도교육청     © 경기인


김상곤 “저보다 더 훌륭한 분이 혁신교육 이어 갈 것”

후임 경기도교육감에게 막연한 기대...책임론 대두

 

김 전 교육감은 지난 경기도지사 출마 기자회견에서 “김 전 교육감의 사퇴로 한참 진행 중인 혁신교육 및 교육정책이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매우 커졌으며 이에 대한 비난과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주장이 일고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본지기자의 질문에 “저보다 더 깊은 철학과 경륜, 그리고 뛰어난 인품을 가진 분이 혁신교육 철학과 정책을 이어주시리라 믿는다”고 밝혀 후임 교육감이 혁신교육을 지속적으로 이어 갈 것으로 내심 기대하는 눈치다. 그렇지만 이는 사실상 불가능 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주장이다.

 

이러한 우려는 사실로 드러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오는 6.4지방선거에서 교육감후보로 출마한 진보성향의 후보자들은 출마 기자회견에서 본지 기자의 질문에 대부분이 혁신교육에 대한 방향은 같지만 운영방법 상 잘못된 부분이 분명히 존재하고 있기 때문에 세부적인 정책부터 바꿔나갈 뜻을 밝힌바 있다.

 

또한, 보수성향의 후보자들은 아예 대놓고 혁신교육을 부정하는 뜻을 밝혀 오는 6.4지방선거에서 교육감이 누가 되더라도 혁신교육은 일부 수정 혹은 완전히 사라질 위기에 놓였다.

 

교육정책은 그동안 도교육감의 교육철학과 성향에 따라 좌지우지 반복돼왔다는 사실을 볼 때 김상곤 전 교육감이 떠난 교육정책은 새로운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김 전 교육감에게 비판과 책임론이 일고 있는 이유다.

 

그동안 혁신교육은 학교당 1기 때는 평균 1억원 정도의 예산을 지원해 해마다 줄이는 정책을 펴왔다.

 

한 수원시민은 “여러가지 일을 벌여놓고 무책임하게 도지사 출마를 선언한 김상곤 교육감에게 실망했다”며 “앞으로 혁신교육 등 진행되고 있는 교육정책이 중도하차 할게 뻔하다”고 말했다.

 

도교육청을 출입하는 한 언론인은 “김상곤 전 교육감이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그 누구도 시도하지 않았던 혁신교육을 시작해 겨우 반환점을 돌고 있는 시점에서 김상곤 전 교육감이 교육감직을 포기함으로서 앞으로 현식교육의 성공 여부는 불투명해졌다”고 밝혔다.

 

▲  혁신학교 일반화를 위한 기기관장 회의가 열리고 있다.   © 경기인


경기도교육청 “혁신교육 흔들림 없이 진행될 것”

고경모 권한대행 “혁신학교 지속가능성에 대한 방안 강구하라”

 

이에 대해 경기도교육청은 신임 경기도교육감이 당선될 때 까지 흔들림 없이 혁신교육을 지향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경기도교육청은 지난 3월 24일 “경기도교육청의 핵심정책인 혁신학교 및 혁신학교 일반화 사업이 흔들림 없이 진행된다”고 밝히고 고경모 경기도교육감 권한대행이 “혁신학교 사업 전반을 예정대로 차질 없이 추진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고 권한대행은 24일 아침, 핵심간부들과 함께 한 주요업무보고 회의 자리에서 “혁신학교 운동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현장 일부의 의구심을 말끔히 해소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줄 것”을 당부하고 나섰다.

 

김 전 교육감의 사퇴에 따라 혁신학교 운동이 쇠퇴할 가능성을 두고 학교 현장에서 제기되는 의문에 대해, 예정된 사업 추진은 물론, ‘간담회’ 등 다양한 소통방식을 찾아 학교 현장을 적극적으로 설득해야 한다는 것이다.

 

고 권한대행은 “혁신학교 브랜드는 어떤 교육감이 등장해도 쉽게 거두어들일 수 없는 시대적 흐름이 담긴 정책”이라고 강조했다. (혁신학교에 대한) 재정 지원 액수와 방식 등 일부 운영 방식에 대해서는 여러 의견이 있을 수 있지만,“수업을 혁신하고 공동체적 학교 문화를 일구는 혁신학교 사업의 철학과 기조는 지속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혁신학교 사업에 대해 고 권한대행이 이 같은 입장을 분명히 밝힘에 따라, 경기도교육청의 혁신학교 및 혁신학교 일반화 사업은 교육혁신의 핵심정책으로 더욱 확산되어 나갈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도교육청은 부교육감을 비롯한 핵심 간부들과 25개 교육지원청 교육장 및 직속기관장 전체가 참여하는 ‘혁신학교 일반화를 위한 기관장 회의‘에서 혁신학교 확산기 추진방안을 협의했다.

 

김 전 교육감은 교육감 직을 사퇴하고 떠나면서 “다시는 교육감 선거에 나서는 일이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혁신교육의 완벽한 성공을 위해서는 새로 선출될 인물의 성향과 교육철학이 매우 중요하다.

 

후임 교육감이 혁신교육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확실한 결과를 거두더라도 그 성과는 김상곤 전 교육감의 몫으로 돌아갈 가능성이 매우 크므로 기존의 방식을 그대로 유지할 가능성은 매우 적다는 것이 본지의 분석이다.

 

교육감 후보들이 대부분 정치인들이기 때문에 혁신교육도 정치적인 논리로 흘러갈 가능성도 전혀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일부 후보들도 이점을 문제시하고 있지만 교육계 출신이 경기도교육감에 당선되더라도 크게 달라지진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경기도교육청 혁신교육과 관계자는 “후임 교육감의 철학에 따라 혁신교육의 미래가 좌지우지 될 수 밖에 없다”면서도 “당분간은 혁신교육이 지속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진보적인 교육철학으로 무상급식, 혁신교육 등을 성공시키며 교육계의 선두 주자였던 김 교육감의 갑작스런 사퇴로 경기혁신교육이 비상이 걸렸다.

 

오는 6.4지방선거에서 새로운 경기교육감이 당선되면 교육감의 교육철학에 따라 교육정책들이 전면적으로 바뀔 것으로 보여 혼란은 가중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가운데 그동안 혁신교육 정착을 위해 투입된 행정력과 예산이 헛되이 낭비 되는 것은 아닌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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