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소탐방] ‘철원 DMZ생태평화공원’을 가다“그곳에 서면 분단의 아픔을 직접 느끼고 평화통일을 기원하게 된다”
최근 전방의 한 철책선에서 지뢰가 폭발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 사고로 대한민국의 두 병사가 발목 등이 절단되는 큰 부상을 당했다. 이로인한 남북의 긴장감은 증폭되고 결국 화력을 사용하는 등 준 전시상태에 버금가는 상태가 지속됐다.
다행히 남북이 협상을 통해 화해모드로 진행되었지만 남북으로 갈라진 우리의 현실을 가장 적나라하게 보여준 사건이다.
이러한 군사적 긴장감을 직접 느낄 수 있는 곳이 바로 DMZ(비무장지대)이다. 남북이 지난 수십년간 대치하면서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로 남게 된 역사의 흔적!
오산발전포럼이 평화통일을 기원하는 행사로 ‘철원 DMZ생태평화공원’을 탐방하는 행사를 개최해 동행했다.
오산을 출발한지 약 3시간에 걸쳐 도착한 곳은 강원도 철원군 생창리 일원에 조성된 ‘철원 DMZ생태평화공원’ 이다. 이 곳은 환경부·국방부(육군 제3사단)와 철원군이 공동협약을 맺고 전쟁, 평화, 생태가 공존하는 DMZ의 상징적 메시지를 전 세계에 전달하기 위해 새롭게 조성한 곳으로 현재까지 공식적으로 민간인에게 한 번도 개방되지 않았던 미지의 세계다.
이 곳 관계자에 따르면 “아직 정식으로 오픈하지 않았으며 이렇게 많은 인원이 방문한 것은 지난 100여명 방문이후 처음이다”고 밝혔다.
군부대 관계자들이 나와 허가된 장소외에 촬영을 하지 말라는 몇 가지 주의사항을 듣고 드디어 1호차에 탑승한 인원을 시작으로 DMZ안으로 들어갔다.
이 코스는 숲속쉼터, 얼레지 쉼터, DMZ쉼터, 지뢰숲길, 십자탑 전망대로 구성되어 있다. 숲속쉼터는 전쟁 당시 매설된 대인지뢰, 발목지뢰, 대전차지뢰를 가장 가까이에서 볼 수 있는 쉼터다.
얼레지 쉼터는 토종 야생식물 보호에 중요성을 느낄 수 있도록 얼레지, 금강초롱 등 야생화를 볼 수 있는 쉼터이고 DMZ쉼터는 군 장병이 근무하는 군 초소 파고라와 군용 텐트가 설치되어 군 장병의 근무여건을 느낄 수 있는 쉼터공간으로 특히, 가을이 무르익고 단풍과 낙엽이 떨어질 때 벤치에 앉아 하늘을 보며 또 다른 정치를 느낄 수 있는 장소이다.
십자탑 전망대는 성재산 580m높이에 설치된 십자탑을 전망시설로 활용해 북한의 오성산, DMZ 내부전경, 북한초소와 북한권, 멀리 북한 마을까지 볼 수 있는 곳으로 철책을 따라 남과 북의 경계지역이 한눈에 들어오는 곳이다. 계절마다 보여주는 산과 산의 모습들은 경이롭기까지 하며 눈 덮인 겨울의 모습을 보고 있으면 나무가 북에 단절된 상황을 고스란히 알려주는 듯해 더욱 애절하게 마음에 와 닿는 곳이다.
시멘트로 포장된 곳과 비포장 도로가 혼합된 작은 길 양쪽에 지뢰라는 안내판이 걸려있는 철조망이 끝도 없이 펼쳐져 있다. 비로소 DMZ의 긴장감을 느끼는 순간이다. 그렇지만 군사시설 등이 많이 보이지는 않아 그냥 평범한 산을 오르는 느낌이다.
부대관계자가 일회용 우비를 나눠줘 비를 덜 맞을 수 있었다. 이 글을 통해 부대관계자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한다.
우거진 숲 사이로 끊임없는 길을 약 1시간 30분정도 걷다보니 성재산 해발 580m 꼭대기에 위치한 십자탑이 눈 앞에 나타났다.
군부대 관계자들의 환영을 받고 올라선 십자탑 전망대는 분단의 아픔을 느끼기에 앞서 그야말로 장관을 연출하고 있었다. 내리는 비와 안개로 전방 시야가 넓지는 않았지만 성재산 밑으로 보이는 푸른 초원은 마치 어느 멋있는 골프장 전경을 보듯 푸른 초원으로 뒤덮혀 있었다. 그 초원을 바로 앞에 두고 우뚝 솟은 북한의 오성산! 그야말로 전경이다.
아쉽게도 사진촬영 금지구역이라 촬영을 하지 못해 못내 아쉬웠지만 그 전경은 아직도 뇌리 속에서 떠나질 않는다.
몸이 굳은 듯이 눈앞에 펼쳐진 북녘땅을 10여분간 쳐다보았다. 추적추적 내리는 비는 분단의 아픔을 더욱 각인시키고 있다. ‘우리의 소원은 통일’이라는 노래를 부르면 금방이라도 눈물이 쏟아질 것 같았다. 평화통일 우리민족의 염원인 이유이다.
그 자리에 서서 10여분이 지난 다음에야 자리를 뜰 수 있었다. 내려오는 길은 여러 가지 복잡한 마음이 일었다. 민족, 분단, 통일 등 무거운 단어들이 머리를 흔들어 놓고 있었다. 인공적으로 만들어 놓은 나무데크 및 계단을 걸쳐 내려오다 보니 어느새 출발했던 지점과 합류했다.
십자탑을 내려오다보면 DMZ와 관련된 사항들을 기록한 안내판들이 군데군데 보인다. 이러한 내용들을 읽어 내려가다 보면 어느새 출발점에 다다른다. DMZ와의 만남은 짧지만 강렬했다.
DMZ생태평화공원이 있는 생창리는 북으로 성재산과 계웅산이 에워싸고 남으로 화강이 흐르는 배산임수의 고장이다. 고구려시대부터 김화군의 중심지였으며 병자호란 때 청 10만 대군에 맞서 용전분투했던 흥명구공과 유림장군의 충절이 깃들어 있는 곳으로, 조선 후기 진경산수화의 대가 겸제 정선의 예술혼이 살아 숨 쉬고 있는 곳이다.
일제시대인 1914년 3월 1일 노상, 노하, 내동, 신흥리를 병합하여 생창리로 개칭되었으며, 1953년 수복되면서 옛 김화군에서 철원군 김화읍으로 바뀌었다. 남북 체제경쟁이 한창이던 1970년 10월30일 재향군인 100세대가 입주 재건촌을 건립해 오늘에 이르고 이젠 사랑과 정이 넘치는 전원마을이자 남북통일의 물꼬를 트는 통일마을로 거듭나고 있다.
사실 이번 DMZ생태평화공원 탐방은 우여곡절 끝에 이루어졌다. 사실 필자의 이번 탐방 참가는 언론인으로서 매우 조심스러웠다. ‘철원DMZ생태평화공원탐방’프로그램은 오산발전포럼이 주최하고 수원방송이 주관하는 프로그램이다.
외부에서 바라보는 시선이 정치적인 이념이나 편향된 성향으로 오해할 소지자 있어 잠시 고민하기도 했으나 그러한 오해보다 역사의 흔적을 직접 보고 느끼는 이익이 더 크다는 소신을 갖고 동행했다.
이 행사는 사실 지난 6월경 추진됐으나 당시 전국을 강타한 메르스로 무한 연기됐다. 당시 인원은 100여명정도였다고 한다.
DMZ탐방을 끝으로 오산발전포럼을 비롯한 모든 참가자들은 인근 고석정으로 자리를 옮겨 평화통일을 기원하는 행사를 진행하고 늦은 오후 오산으로 출발했다.
이번 DMZ탐방이 오늘 참가한 모든 시민 한명 한명에게 분단된 조국의 아픔을 다시한번 느끼고 우리민족의 영광과 번영을 위해 평화통일의 필요성을 다시한번 되새기는 좋은 기회가 되었을 것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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