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볼만한 곳] 난봉꾼 같은 산세..화성의 최고봉 건달산(建達山)

화성시 중앙부에 위치..해발 328m의 산으로 화성에서 가장 높은 산

오효석 기자 | 기사입력 2022/10/03 [12:53]

[가볼만한 곳] 난봉꾼 같은 산세..화성의 최고봉 건달산(建達山)

화성시 중앙부에 위치..해발 328m의 산으로 화성에서 가장 높은 산

오효석 기자 | 입력 : 2022/10/03 [12:53]

 

▲ 등산로 입구에 설치된 안내판(사진=오효석 기자)  © 경기인


서울의
1.4배 면적을 갖고 있는 화성시, 제부도와 대부도 등 유명한 섬과 해안가를 품고 있는 도시이기도 하다. 특히 마리나 시설이 있는 전곡항과 궁평항은 수도권에서 가까워 많은 사람들이 찾는 명소다.

 

반면, 넓은 면적에 비해 높은 산과 명산이 없다는 아쉬움도 존재한다. 그러나 수원·화성을 중심으로 도심에서 가까운 곳에 화성시에서 가장 높은 산이 존재한다. 바로 화성의 중심부에 위치한 건달산이다.

 

사실 건달산은 일몰·일출로 유명한 곳이다. 때문에 마니아들에게 백패킹으로 유명한 곳이기도 하다.

 

▲ 등산로 입구(사진=오효석 가자)  © 경기인


행정구역상 봉담읍 세곡리와 팔탄면 기천리에 걸쳐 있다. 고도 328미터로 발안천의 발원지이며 동국여지지에서부터 건달산이란 명칭이 기록되어 있다. 화성지에는 봉수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건달산이라는 유래는 두 가지 설이 있다. 하나는 산에 돌이 많고 나무가 적어 산다운 맛이 없어 건달이라 불렀다. 두 번째는 산의 형태가 멀리서 보면 잘 생겼으나 가깝게 보면 난봉을 부리는 남정네 같다하여 건달이라고 불렀다고 한다. (이상 네이버 지식백과 검색 한국지명유래집 중부편 지명)

 

연휴 이틀째. 아침에 눈을 뜨니 날씨는 흐렸다. 마땅한 계획이 없던 차에 문뜩 산에 가야겠다고 생각 했다. 이런저런 이유로 산에 간지 오래됐고 바쁜 일정을 볼 때 언제 또 산에 갈지 모른다는 불안감도 한몫했다.

 

▲ 등산로를 오르다 보면 나오는 계단(사진=오효석 기자)   © 경기인


시간상 멀리갈 순 없고 수원 광교산은 자주 가서 다른 산을 가고 싶다는 생각이 앞섰다. 고민 끝에 건달산이 떠올랐다. 해발 328미터로 높지는 않지만 화성에서 제일 높은 산. 그리고 별 준비 없이 나설 수 있고 아주 가깝다는 점이 나를 그 곳으로 이끌었다.

 

대충 씻고 길을 나섰다. 사실 이 산은 한번 오른적이 있다. 그때는 기천리 쪽에서 올랐다. 꽤 오래전 일이다. 다른 코스로 등반을 하기 위해 검색을 해보니 흰돌산기도원 쪽에서 오르는게 무난한 것 같아 그 코스(B코스)를 선택했다.

 

출발한지 얼마 안 돼 기도원 정문 앞 주차장에 도착했다. 그런데 등산로 안내판이 보이지 않았다. 헷갈렸다. 등산로 같은 비슷한 곳이 보이지 않았다. 물어볼 사람도 없고 어리둥절 주변을 맴돌다 어렵게 등산로 입구를 찾았다. 기도원 정문에서 조금 아래 위치해 있었다. 길이 갈라지는 곳이었다. 그 앞에 조그맣게 등산로 안내판이 있었다. 내 차가 다른 쪽으로 들어오다 보니 인지하지 못했던 것이다,

 

▲ 갈림길 표지판(사진=오효석 기자)     ©경기인

 

사람이 없어 차 댈 곳은 많았다. 등산로 입구를 들어서니 비포장 길이 펼쳐졌다. 언덕이 시작되는 초입. 많은 비로 물이 급하게 흘러내린 흔적들이 곳곳에 보였다. 아직 정비가 안된 모습이다. 움푹 패인 표면은 걷기에 불편했다. 작은 돌맹이들이 자기 마음대로 돌아다니며 흙과 섞여 미끌거렸다. 10여분쯤 지나자 갈림길이 나왔다. 아무런 표지판이 없어 어디로 가야할지 헷갈렸다.

 

길의 폭이 작고 자연적이라 어디가 주 등산로인지 알기가 쉽지 않았다. 사람이 많지 않다는 방증이다. 두 가지 생각이 들었다. 자연적인 것은 좋다. 그런데 관리가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화성시의 가장 높은 산이라는 상징성을 볼 때 너무 방치하고 있는 것이 아닌지 의문이 들었다.

 

길을 잘 찾아가는지 의문이 들면서도 15분쯤 오르자 비로소 안내 표지판이 보였다. 또 다른 방향에서 오는 길이 있었다. 아마도 올라오던 길 어디쯤에서 갈라지는 곳이 있었나보다.

 

▲ 건달산 B코스 유일한 철재계단(사진=오효석 기자)  © 경기인


조금 더 오르니 길을 포장한 보행매트와 나무와 줄을 이용한 손잡이가 보였다. 첫 인공적인 시설이다. 이때부터 길이 조금씩 가팔라진다. 경사진 오르막과 100여개의 계단 등을 약 25분쯤 가다보면 비로소 평지 같은 길이 나온다. 능선이다.

 

이 때부터는 오르는 길이 좀 수월하다. 어느 산이 다 그렇듯 처음이 힘들다. 능선에 닿을 때 까지 급경사들이 많기 때문이다. 건달산도 처음부터 오르막 길이라 초보자들은 좀 힘들 수 있다.

 

능선에 도착하면 괜찮아진다. 평지나 오르내리는 길이 반복된다. 비로소 주변 경치들이 눈에 들어온다. 생각보다 작은 바위들이 많다. 그래서인지 길에 작은 돌덩어리들이 많다. 건달산은 천연기념물 제324호 소쩍새를 비롯한 다양한 조류, 멸종 위기에 처한 두꺼비와 맹꽁이 등의 양서류, 살모사와 도롱뇽 등의 파충류가 서식한다고 한다. 아직까지 자연생태계가 잘 보존되어 있는 청정 지역으로 알려져 있다.(이상 네이버 지식백과 검색 두산백과 두피디아)

 

▲ 건달산 정상(사진=오효석 기자)  © 경기인


길을 걷다 보니 어느새 이 산의 유일한 철재계단이 나온다. 짧지만 경사도가 높다. 바위를 끼고 있어 오르내릴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계단을 오르자 전과 비슷한 길이 반복된다. 이 생각 저 생각하며 길을 걷다보니 몇 개의 운동시설이 보인다. 그리고 보니 정상이다. 대충 50분에서 1시간 정도 걸린 것 같다.

 

사실 이 산의 백미는 정상이다. 대부분의 산이 다 그렇지만 이 산은 특히 더 하다. 낮은 높이의 평범한 산 치곤 정상에서의 경치는 그 평범함을 보상해준다. 정상에 있는 나무데크는 주변 경치와 어울려 정겨움을 더해준다. 데크에 앉아 바라보는 저 밑 세상은 아름다움을 넘어 경이롭다. 시야가 좋을 때는 서해안 섬들도 볼 수 있다고 한다.

 

바로 밑에 펼쳐진 기천저수지와 주변 경관들은 평화롭고 소소한 일상이 얼마나 행복한 것인지 그 소중함을 다시한번 일깨워 준다. 주위를 돌아보면 수원을 비롯한 주변 도시들과 광교산 등 유명한 산들도 볼 수 있다. 

 

▲ 정상에 있는 전망대 나무데크(사진=오효석 기자)  © 경기인


잠깐의 생각에 잠겨본다. 사진을 찍고 주위를 둘러본 후 하산을 시작했다. 내려가는 길은 30여분 걸렸다. 안내판에 있는 것처럼 B코스(흰돌산기도원 입구-정상)1시간 30분 정도 걸리는 것을 확인했다.

 

건달산은 초반 오르막 길을 극복하면 누구나 무난히 오를 수 있는 평범한 산이다. 반면 정상에서 바라본 세상의 모습은 더 높은 산에서 바라보는 그 이상의 경치를 안겨준다. 가까운 곳에 있는 사람들이 오르기 좋은 산이다.

 

다가온 가을, 단풍 구경과 함께 가깝고 쉽게 오를 수 있는 화성의 최고봉 건달산을 가보는 것은 어떨까?

 

▲ 전망대에서 바라본 기천저수지 방향 풍경(사진=오효석 기자)  © 경기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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