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효석 칼럼] 오산시의 기자실 폐쇄..그리고 ‘언론’

경기인 | 기사입력 2017/05/01 [00:35]

[오효석 칼럼] 오산시의 기자실 폐쇄..그리고 ‘언론’

경기인 | 입력 : 2017/05/01 [00:35]

 

▲  오효석 국장                     © 경기인

오산시가 기자실을 폐쇄했다. 이유야 어찌됐든 현재 오산시에는 기자실이 없다. 지자체에 기자실(송고실브리핑룸)이 없거나 공백기가 있는 것은 유례가 없는 일로 받아들여진다.

 

필자는 지난 2016122오산시 출입기자들의 위상이라는 칼럼을 통해 시 출입기자들이 얼마나 무시당하는지 지적한 바 있다. 당시 칼럼은 오산시가 시민을 대변하는 언론인들을 무시하면 안 된다는 경각심을 주는 동시에 언론인 또한 무시당하지 않으려면 맡은바 책임을 다하자는 뜻 이었다.

 

그런데 그런 일이 또 일어났다. 이번엔 심각성이 더 크다. 그 존재만으로도 상징적 의미가 매우 컸던 기자실을 전격 폐쇄한 것이다.

 

민의를 대변하는 기자실은 시민들과의 소통을 의미한다. 기자실이 없다는 것은 시민과의 불통을 의미한다. 언론은 그만큼 자유민주주의의 성숙성을 상징하기도 한다. 그것이 표식(表式)되어지는 것이 기자실의 존재유무다.

 

중앙 정부를 비롯한 그 어떤 지자체도 크든 작든 기자실을 운영하고 있다. 최근에는 언론인이라면 누구나 그 시설을 이용할 수 있도록 개방하고 있다.

 

오산시의 불통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조직개편으로 사무실을 만들 공간이 없어 기자실을 없앴다고는 하나 그 발상자체가 문제라는 지적이다. 어떻게 그런 상징성을 내포하고 있는 기자실을 폐쇄할 생각을 했는지 곽 시장을 비롯한 관계자들의 저의가 의심스럽다.

 

홍보감사관실은 상주하는 일부 기자들과 기자들 모임의 대표들에게 전화를 해 그 취지를 밝혔다고 한다. 몇몇 기자에게 확인은 해봤으나 양해를 받은 기자들이 어떤 반응을 했는지 정확히 확인한 바는 없다. 대부분 동의를 했다는 후문이다.

 

그들이 오산시의 모든 출입기자들을 대표한다는 홍보감사관실의 발상도 우습지만 그들이 언론인으로서 기자실이 가지는 상징적 의미를 인지하고 있다면 쉽게 동의해서는 안됐던 일이다. 그것은 불통에 동의한 것이며 시민의 소리를 외면하고 스스로의 품격을 깎아 내리는 행위였다. 비판받아 마땅하다.

 

논란이 일자 오산시는 뒤늦게 기자실을 새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사후약방문(死後藥方文)이다. 구차한 변명이다. 폐쇄하기 전에 만들었어야 했다. 새로 만들어질 때까지의 공백기는 뭐라고 변명할 것인가?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그동안 기자들은 시청사를 방황해야 한다. 급하게 송고할 기사가 있어도 장소를 찾아 구걸해야 한다.

 

오산시는 현재 언론의 존재 이유 조차 모르는 자들이 중요 요직에 앉아 과거로 회귀하고 있다. 문득! 그 옛날 언론자유를 꿈꾸며 목 놓아 외쳤던 선배들의 모습이 그려지는 이유는 왜 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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