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효석 칼럼] 제11대 경기도의회의 자화상..“도민은 지켜보고 있다”

오효석 기자 | 기사입력 2023/06/14 [20:23]

[오효석 칼럼] 제11대 경기도의회의 자화상..“도민은 지켜보고 있다”

오효석 기자 | 입력 : 2023/06/14 [20:23]

▲ 오효석 국장  © 경기인

14일 경기도의회 본회의장에서 제369회 정례회 제2차 본회의가 열렸다. 오전 10시에 개회될 예정이었던 이날 회의는 6분여가 지체된 시간에 진행됐다. 의장이 자리를 정돈해 달라며 개회를 선포하는 순간에도 일부 의원들이 입회하고 있었다. 장내는 자리를 오가며 악수하고 떠드느라 어수선했다. 시작 전 이미 등원해 자세를 바로 잡고 본회의에 임해야 할 의원들이 여전히 그렇게 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아직 빈자리는 다 채워지지 않았다.

 

이어 의원들의 5분 발언이 이어지고 2명의 의원이 도정·교육 행정에 관한 질의 답변이 진행됐다. 시간은 흘러 오후 12(정오)에 다가서고 있었다. 질의 답변은 여전히 진행 중이었다. 일부 기자들과 방청객들도 자리를 뜨지 않고 관람하고 있었다. 그런데 의원들이 앉아 있어야 할 좌석은 대다수가 비어있다.

 

11대 의회는 출범한지 1년 밖에 되지 않았다. 지금부터 시작이라 해도 무방하다. 초선의원들도 많다. 지난 1년 동안 자질과 역량을 위해 공부하고 배웠다. 그것은 본연의 역할에 충실하라는 의미다. 그런데 벌써 해이해지는 모양새다.

 

물론 이번 한번으로 모든 걸 판단하고 평가할 수는 없다. 하지만 너무 많이 자리를 비웠다. 확률적으로도 쉽지 않다. 이런 문제는 그동안 끊임없이 지적된 사안이다. 11대 의원들은 역량이 출중하다는 평가가 나오던 참이다. 그런데도 이 정도다. 혹시나 괜찮다는 인식이 만연되어 있는게 아닌지 걱정스럽다.

 

주어진 특권만큼 의무를 성실히 이행하는 것은 양심의 문제다. 엄숙한 분위기의 본회의장에서 동료 의원의 발언과 질문에 좀 더 집중하고 경청하는 모습은 동료 의원과 도민에 대한 예의다. 관객이 없는데 배우가 흥이 날일이 없다. 그 시간은 치열하게 질문하고 따지고 논하는 자리가 돼야 한다. 주어진 기회만큼 소중하게 쓰여지길 바란다. 도민은 그것을 원한다.

 

문제는 또 있다. 김동연 도지사에게 첫 번째 질문에 나선 국민의힘 강웅철 의원은 질문에 답하려는 도지사에게 설명할 기회를 주지 않았다. 생각을 밝히려는 김 지사의 말을 매번 잘랐다. 김 지사는 아쉽다는 말을 남겼다.

 

이어 더불어민주당 박세원 의원이 질문이 이어졌다. 박 의원은 예정된 질문이 아니지만 앞선 질문에 대한 답할 기회를 김 지사에게 줬다. 마치 앞선 질문을 한 야당 의원에게 보라는 듯이 김 지사에게 충분한 시간을 내 준 것이다.

 

소속 당에 따라 질문의 온도차가 확연하다. 개선될 점을 찾아내고 지적하고 견제해야 할 의원이 당리당략에 따라 일방적인 지적()이나 노골적 감싸주기()는 인상을 찌푸리게 한다. 한편의 코미디를 보는 것 같다. 그런 것은 밖에서도 얼마든지 할 수 있는 일이다. 굳이 모두가 지켜보는 본회의장에서 마치 내편 네 편을 가리는 듯한 질문 자세는 썩 보기 좋지는 않다.

 

그 안에서 만큼은 좀 더 진지해지길 바란다. 코미디 하라고 그 자리에 올려 보낸게 아니다. 그보다 진실에 더 다가서려는 진중한 태도를 보여주길 바란다. 공과 사, 안과 밖을 명확히 구분하는 제11대 경기도의회가 되길 다시한번 촉구한다. '경기도민은 그 모든 걸 지켜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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