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효석 칼럼] 김경희 이천시장이 ‘곱씹어 봐야 할 일’.."취임1주년 기자회견이 남긴 것"

오효석 기자 | 기사입력 2023/06/28 [18:14]

[오효석 칼럼] 김경희 이천시장이 ‘곱씹어 봐야 할 일’.."취임1주년 기자회견이 남긴 것"

오효석 기자 | 입력 : 2023/06/28 [18:14]

▲ 오효석 국장  © 경기인

민선 8기 광역·기초단체장들이 취임 1주년을 맞이했다. 기다렸다는 듯 각 지자체장들은 너 나 할 것 없이 이를 기념하는 기자회견에 나서고 있다. 내용은 대부분 대동소이하다. 지난 1년간의 성과와 향후 계획 등을 발표하고 기자들과의 질의응답 시간을 갖는다.

 

김경희 이천시장도 28() 오전 취임 1주년 언론브리핑을 진행했다. 자리가 그렇듯 취임 1주년이라는 배경에 묻혀 그동안의 시정운영에 대한 평가와 검증보다는 대부분 부드러운 질문들이 쏟아졌다.

 

이러한 분위기에 취해서일까? 이천시의 언론브리핑 준비는 미흡했다는 평가다. 일부 기자의 질문에 김경희 이천시장은 제대로 답을 하지 못했다. 좀 더 구체적인 질문은 아예 실·국장에게 떠넘기거나 미뤘다. 그럴 수 있다. 시장이라고 모든 것을 다 알 수 없기 때문이다.

 

문제는 답을 떠맡은 관계부서 누구도 제대로 답변하지 못했다. 필자의 질문에는 아무런 대답을 하지 못했다. 결국 사회자가 서면으로 답변해드리겠다는 말로 넘어갔다.

 

답변 방식에도 문제가 있다. 대신 답변하려는 담당자는 앞으로 나와 정확히 자기가 누구인지 소속과 직책, 이름을 밝히고 답을 해야 하지만 이를 건너뛰었다. 뒷쪽 어딘가에서 누군가 말을 하는데 정작 그 분이 누구인지 알 수 없었다. 기자들에겐 질의를 할 때 손을 들고 지명이 되면 소속과 이름을 밝히고 질문하라며 공식 안내까지 했다. 정작 자신들은 그 부분을 간과했다.

 

문제는 또 있다. 김경희 시장의 답변 행태다. 말솜씨를 말하는게 아니다. 답변하는 태도와 내용이 진정성이 보이질 않았다. 일부 질문에 어영부영 지나가는 답변은 물론 담당자들을 찾으며 떠넘기듯 던지는 말투는 좋아 보이지 않았다. , 시간상 브리핑을 끝내겠다는 사회자의 진행에도 몇 명의 기자들에게 질문을 더 받겠다는 자세는 돋보였다.

 

언론브리핑을 끝마치는 과정도 의아했다. 김 시장은 마무리 발언을 끝내고 기념촬영을 하자며 단상 쪽으로 사람들을 불러 모았다. 당연히 참석한 공직자들과 사진촬영을 하는 것으로 받아 들였다. 그런데 공직자가 아니라 참석한 기자들과 전체 기념촬영을 하겠다는 것이다.

 

이게 뭐지? 필자는 언론브리핑 및 기자회견장을 많이 가봤지만 기자들과 기념촬영을 하는 것은 처음 본다. 물론 법상 하지 말라는 법은 없다. 그러나 언론브리핑이나 기자회견은 콘서트나 행사가 아니다. 축하 받고 기념할 일은 아니다. 그렇게 하고 싶으면 시민들과 같이 하는 행사 자리를 별도로 만들면 된다. 기자들은 일을 하러 온 사람이다. 더 정확히 말하면 시정운영을 검증하고 평가하고 지적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자리다. 경건할 것 까지는 없지만 진지하고 무거울 수밖에 없는 취재 현장이다.

 

시민들의 권한을 위임 받은 기자들로서는 궁금증을 질문하는 등 그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 그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상황을 고민하지 않고 무턱대고 시장 옆에 서 기념촬영을 하는 언론인 또한 복기해야 할 문제다. 언론의 본질, 그 기본 철학 없이는 기레기라는 단어는 사라지지 않기 때문이다.

 

사실 이날 브리핑에서 공식적으로 말하기 어려운 질문이 나왔다. “검증되지 않은 기자들이 시청을 출입하는데 대책이 있느냐는 질문이 그것이다. 김 시장 입장에서는 뻔한 답을 할 수 밖에 없는 질문이다. 그럼에도 언론철학까지는 아니더라도 자신의 언론관 정도는 밝힐 필요는 있었다. 아쉬운 대목이다.

 

사실 이천시의 언론정책은 꽤 폐쇄적이다는 평가다. 이를 방증하듯 단체장 등 현안 사항에 대한 언론브리핑이 있을 때마다 일부기자에게만 일정을 알려주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브리핑도 연락을 받지 못한 일부 기자들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도 지역적인 한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 정책이 지역 스스로의 발전을 저해하고 있다는 사실을 이천시는 전혀 견지하지 못하고 있다. 효율성이라는 명목하에 이천과 그 주변 지역에 기반을 둔 언론만을 껴안을려고 하는 것은 위험한 생각이다. 결국 관언유착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그 폐단은 굳이 말로 하지 않아도 잘 알려져 있다. 그 부작용은 결국 시민에게 돌아간다. 특히 언론의 다양성을 훼손하고 이천시의 발전을 저해하는 심각한 일이 발생한다는 것을 명심하기 바란다.

 

GPT가 이슈가 되고 로켓이 우주를 날아다니는 시대다. 감춘다고 감춰지지 않는다. 통제한다고 다 통제할 수는 없다. 이천시가 아직도 시골 동네라는 비아냥 소리를 듣지 않으려면 원칙과 상식에 맞는 행정을 하기 바란다. 특히 언론정책은 투명하고 공정해야 한다. 자유 시장경쟁에 맡기고 모든 정보를 공평하게 오픈해야 한다. 그것이 공정이고 본질이다. 이에 대한 고민 없이는 이천시의 발전은 요원하다. 김경희 이천시장이 곱씹어 봐야 할 대목이다.

 

  • 도배방지 이미지

[오효석 칼럼] 김경희 이천시장이 ‘곱씹어 봐야 할 일’..취임1주년 기자회견이 남긴 것 관련기사목록
PHOTO
1/11
광고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