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효석 국장 칼럼] 도넘는 기자(記者)들의 갑질!

오효석 기자 | 기사입력 2015/03/19 [09:27]

[오효석 국장 칼럼] 도넘는 기자(記者)들의 갑질!

오효석 기자 | 입력 : 2015/03/19 [09:27]

 

▲   오효석 국장  © 경기인

최근 대한민국은 우월한 지위를 이용한 갑질 행위들이 사회적으로 큰 문제가 되고 있다.

 

갑질의 공통적 특징은 더 높은 지위에 있을수록 고개를 숙이고 약자들을 배려하고 아량을 베풀어야 하는데 그 반대의 행동으로 사회적 갈등을 초래하는 특징이 있다.

 

갑질은 서로간에 불신을 만들고 계층 간의 갈등을 부추켜 결국 불안정한 사회를 조성해 국익에 나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행해서는 안 되는 일이다.

 

그런데 이와같은 사회적 모순(矛盾) 등을 찾아내 글로써 시민들에게 널리 알려 건강한 사회가 될 수 있도록 기여하는 일을 하는 기자들이 갑질 아닌 갑질을 하고 있어 충격을 주고 있다.

 

모 관공서의 언론브리핑에서 벌어진 일이다. 사회자가 브리핑을 진행하고 있는데 한 기자가 끼어들어 진행을 방해하는 것은 물론 브리핑을 하는 장과 사회자에게 명령하듯이 이런식으로 하려면 브리핑을 하지 말라고 강요한다.

 

공직자를 포함한 많은 기자들이 지켜보는 공식적인 자리에서 말하기에는 적절치 않은 발언이다. 마치 창피를 주려고 작정한 것처럼 윗사람이 아랫사람에게 명령하듯 도가 넘는 발언이다.

 

또한, 질의 답변을 하는 과정에서 특정 기자가 질문을 하자 무슨 질문을 하려고 하느냐며 끼워들며 질문을 방해한다. 예의 없는 것을 넘어 아주 무례하기 짝이 없다.

 

이뿐만이 아니다. 분위기가 격해지자 사회자를 배제하고 자신이 일어나 브리핑을 끝내버리는 어이없는 상황이 연출됐다.

 

또 다른 기자들은 질문을 넘어 오랜 시간 자신의 생각을 강요하는 모습을 보여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도를 넘는 성토에 필자가 질문을 하고 나서자 공직자의 답변이 나오기도 전에 한 기자가 목소리를 높여 필자에게 항의를 하는 것은 물론 동시에 옆에 있는 기자가 어느 언론사 기자냐며 으름장을 놓는다. 브리핑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시정브리핑은 한정된 시간과 장소에서 각각의 언론사를 대표하는 많은 기자들이 참석하는 공식적인 업무행위다.

 

진행자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기자가 나서 진행을 방해한다거나 멋대로 진행하는 행위는 월권행위를 넘어 갑질이다.

 

과도한 시간을 끌면서 공무원들을 가리키려 한다거나 성토하는 행위들은 기자 본연의 자세를 벗어난 갑질 중에서도 슈퍼 갑질이다.

 

이견이 있거나 개인적인 주장을 펼치고 싶으면 브리핑이 끝난 후 개인적인 면담을 통해 취재를 하거나 따지면 된다. 그것이 브리핑을 주관한 공무원들과 그 자리에 있는 다른 기자들에 대한 기본적인 예의다. 그 누구도 모든 기자들에게 공평해야 할 브리핑을 방해할 수는 없다.

 

당연히 궁굼한 것은 질문할 수 있고 잘못된 것은 대안을 제시할 수 있다. 그러나 그것으로 끝내야 한다. 그 이상은 토론장으로 변질될 수 있다. 의미가 다른 것이다.

 

정당한 질의 답변은 아무도 뭐라고 할 사람은 없다. 오히려 정당하면서 예리한 질문은 기자들이라면 당연히 해야 한다. 그러나 정당한 질문 수준을 넘어 일방적인 주장이나 공직자들을 가리키려 한다면 이는 잘못된 행위이다.

 

기자는 신문, 잡지, 방송 따위에 실을 기사를 취재하여 쓰거나 편집하는 사람이다. 권력자가 아니라는 얘기다. 좀 더 솔직히 말하면 주변인에 불과하다. 늘 이슈를 몰고 다니는 유명 정치인이나 고위공직자, 유명 연예인 등의 주변을 기웃 거리며 글거리를 찾는게 기자다.

 

그런데 기자들이 언제부터 권력기관으로 변질돼 행정에 개입하고 잇권에 개입하며 그것도 모자라 관공서에서 진행하는 브리핑을 좌지우지 하게 됐는지 개탄스럽다. 이러한 모습들은 기자들이 오랫동안 주재하고 있는 관공서 등에서 끊임없이 전해지는 얘기들이다. 자신의 행위가 무엇이 잘못된 줄 안다면 고치면 되고 모른다면 알게 해서 고쳐야 한다. 이 글을 쓰는 이유이다.

 

브리핑을 주관한 공무원들도 잘한 건 없다. 준비도 엉망이었으며 자료도 부실했다. 사회자는 유연하게 브리핑을 이끌지 못했고 무기력했다. 기자들의 도를 넘는 언행에 제동을 걸지 못했으며 분위기를 제대로 통제하지 못하고 몇몇 기자에 끌려 다녔다. 반성해야 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특권의식을 갖고 있는 기자들에게 당당히 맞서라고 당부하고 싶다.

 

기자는 중심이 아니다. 권력기관이 되어서는 안된다. 기자들 스스로가 특권의식을 내려놓고 예의와 품격을 갖추고 자성하는 모습을 보여 줄 때에 비로소 기레기라는 수치스러운 신조어도 사라질 날이 올 것이라 믿는다!

 

  • 도배방지 이미지

도넘는 기자(記者)들의 갑질! 관련기사목록
PHOTO
1/11
광고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