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효석 칼럼] 오산시 출입기자들의 위상(位相)?

오효석 기자 | 기사입력 2016/01/22 [08:58]

[오효석 칼럼] 오산시 출입기자들의 위상(位相)?

오효석 기자 | 입력 : 2016/01/22 [08:58]

 

▲ 오효석 편집국장    ©경기인

 지난 20() 오후 12, 오산시 웨딩의전당에서는 곽상욱 오산시장이 주관하는 시 출입기자들과의 신년 간담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약 100여명의 출입기자들이 참석해 오산시정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드러냈다.

 

그런데 이날 간담회는 몇 가지 이상한 점이 있었다. 첫 번째는 통상 시의 수장이 진행하는 행사에는 의전상 공보관이 사회를 보는게 관행인데 이날은 언론팀장이 사회를 맡아 진행했다.

 

두 번째로는 사상 처음으로 간담회에 참석한 기자들에게 명찰을 패용시켰다. 본지기자가 수년간 여러 지자체의 신년 기자간담회 등을 다녀봤지만 기자들에게 명찰을 패용시킨 것은 처음있는 일이다.

 

왠지 참석한 기자들 모두가 일렬로 서서 곽 시장과 일일이 악수라도 할 분위기였다. 그런데 웬걸, 어렵게 만든 명찰을 간담회가 모두 끝난 후 수거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1부 행사가 끝난 상태에서 명찰을 모두 수거했다. 정작 식사를 하는 과정에서 명찰을 착용하지 않아 그 효율성이 떨어졌다.

 

세 번째 신년 기자간담회에 참석하는 시장은 통상 정장을 입고 나오는데 이날 곽 시장은 잠바를 입고 기자들 앞에 섰다.

 

이상한 점은 또 있다. 신년간담회는 지난 한해의 성과와 올 한해 시정계획을 설명하고 기자들로부터 질의를 받고 답변 하는 시간을 갖는 게 통상적 진행방법인데 이날은 질문조차 받지 않았다.

 

시정계획도 발표하지 않았다. 10여분 분량의 오산시를 홍보하는 영상을 시청한 후 곽상욱 시장의 인사말과 언론인 대표 인사말(1)이후 일방적으로 끝내버렸다.

 

그 후(2부 행사) 떡국과 몇 가지 음식이 차려진 조촐한 점심을 먹고 모든 행사가 끝났다. 차려진 점심을 먹으면서 뭔가 허전하고 아쉬웠던 생각이 드는 건 나만의 생각이었을까?

 

이날 행사는 긴장감도 없었고 진중하지도 못했다. 명찰을 미리 수거하는 바람에 곽 시장은 정작 식사를 하는 과정에서 앞에 있는 사람이 어디소속 기자인지 알지 못하는 등 서둘러 행사를 끝내려는 형식적인 자리에 지나지 않았다.

 

혹시 이모든 상황이 출입기자들을 우습게 보는 마음에서 나타난 게 아닌가 매우 우려스럽다. 물론 그런 의도가 아니라고 믿고 있지만 일련의 과정에서 드러난 상황들이 현재 오산시를 출입하는 기자들의 위상을 보여주는 것은 아닌지 걱정스럽다.

 

곽상욱 시장은 지난해 한신대에서 개최한 제1회 전국학생토론회 개회식에서 자기주장을 논리적으로 펼치는 당당함을 강조하며 지난 2014G20 폐회식 때 미국 오바마 대통령의 수차에 걸친 요청에도 한국기자들이 질문을 하지 못해 결국 중국기자가 질문을 하게 되어 한국기자들의 자질논란에 휩싸였던 유명한 사건을 인용한바 있다.

 

곽 시장은 그 자리에서 왜 그 사건을 인용했을까? 그 사건이 한국 기자들에게는 수치스러운 사건이었다는 점을 상기해 볼 때 오산시 출입기자들에 대한 곽 시장의 평소 생각이 드러났던 것은 아닐까?

 

이날의 간담회에서 드러난 오산시의 행태는 곽 시장을 비롯한 공직자들의 출입기자들에 대한 위상이 어느정도인지 여실히 보여주는 것이다. 오산시를 출입하는 기자의 한사람으로써 매우 유감스럽다.

 

물론, 기자들도 평소 품행을 단정히 하고 품위를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 그러한 가운데 정당한 것이라면 시민들의 알 권리를 위해 과감히 부딪히며 취재를 하고 기사화해야한다. 그러다보면 기자들의 위상도 자연스럽게 높아질 것이라 믿으며 스스로를 위안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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