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그랬다. 나이 쉰 넘어 교복을 입는다는 것이....
그러나 우리는 용기를 내어 보기로 했다. 언제 또 다시 입어볼지 모를 우리 젊은날의 추억을 되돌아보기 위해서~
그렇게 시작된 한 단체의 추억만들기 프로젝트는 지난 5월, 30여명의 남녀가 추억의 교복을 입은 채 경주로 향했다.
고속도로 휴게소마다 많은 사람들이 쳐다보며 수근덕 거리는 창피함으로 어찌할지 몰라 했던 중년의 아저씨 아줌마들~
대한민국 아저씨 아줌마들은 그 창피함마저도 예능으로 바꿔버리는 능력이 있는지 그들은 차츰 그 창피함에 적응되면서 말을 걸어오는 사람들에게 오히려 답변하는 여유를 부린다.
그렇게 우리는 우리 나름대로의 방식으로 추억에 빠져들었다.
때론 불량학생으로 때론 모범학생으로 나름대로 컨셉을 잡아가며 30여 년 전의 추억으로 돌아가고 있었다.
경주 토함산에 있는 석굴암 그리고 불국사의 석가탑・다보탑이 시간이 흐른 지금에도 변하지 않은 것처럼 우리 또한 육체는 늙어갔지만 마음만은 변하지 않음을 확인해 가고 있었다.
단지, 옛날 추억의 장소였던 그 명소 주변이 자연스러움에서 인공적으로 바뀌어있는 것은 세월의 뻔뻔함 일게다.
추억은 그렇게 우리를 몰아가고 있었다. 불국사 밑에 있던 수학여행의 숙소마저도 그대로 있는 듯 했다.
저녁 시간 캠프파이어를 하면서 춤을 추던 그 시간 그 추억과 옆 숙소에 수학여행 온 기억나지 않는 학교의 그 여학생들과 말을 걸던 그 야릇함도 아름다운 추억이다.
세월이 흐른 지금 나에게도 30여 년 전의 그 추억이 존재한다는 사실에 깜짝 놀라보기도 하지만 내 기억 저편에 있는 그 그리움은 소중한 추억이다.
그때와 지금의 나는 주름진 육체와 자유로운 영혼을 가지며 인생을 논하며 술 한잔 기울일 수 있다는 것이 다름이지만 그 시절 그 추억은 30여년의 벽을 두고 가끔은 아파해야 한다는 것또한 운명 같은 다름일 것이다.
그날도 그렇게 우리의 추억은 노을 저편에 넘어가고 있었다. 집으로 오는 버스안에서도 그 추억과 서러움을 얘기한다.
살며 사랑하며 살아 온 우리들의 50대. . . 그 비망록은 아직도 쓰여 질 것이 많은데. . . <저작권자 ⓒ 경기I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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