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박물관, 옛 그림 속 우리 생물 특별전 열어

4부로 구성, 경기도박물관 소장품과 현대 민화, 규방 작품 출품

인은정 기자 | 기사입력 2013/11/22 [21:11]

경기도 박물관, 옛 그림 속 우리 생물 특별전 열어

4부로 구성, 경기도박물관 소장품과 현대 민화, 규방 작품 출품

인은정 기자 | 입력 : 2013/11/22 [21:11]

【경기IN=인은정 기자】 ‘옛 그림에는 어떤 동식물이 그려졌을까?’, ‘옛 그림에 그려진 동식물의 이름은 무엇일까?’, ‘왜 동식물을 그림에 그렸을까?’ 이러한 물음에 대한 해답을 찾을 수 있는 특별한 전시가 올 겨울 경기도박물관에서 열린다.

경기도박물관(관장 이원복)은 오는 11월 26일부터 2014년 3월 9일까지 국립생물자원관과 함께 “옛 그림 속 우리 생물” 특별전을 개최한다. 조상들은 주변의 생물을 소재로 한 그림을 통해 자연 그 자체의 아름다움을 표현했을 뿐 아니라, 동식물 속에 담긴 특별한 상징과 자연의 조화를 표현하기도 했다.

이번 전시에서는 동식물이 그려진 그림인 ‘화조영모화(花鳥翎毛畵)’에 속하는 작품들을 표본과 모형을 통해 입체적으로 재현하고, 그 의미를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를 마련했다.

전시는 크게 ‘풀과 벌레(草蟲)’, ‘물고기(魚蟹)’, ‘짐승(翎毛)’, ‘꽃과 새(花鳥)’의 4부로 구성된다.

1부 풀과 벌레(草蟲)에서는 풀과 벌레가 그려진 초충도(草蟲圖)가 전시되며, 전(傳) 신사임당의 <풀과 벌레>, 남계우의 <여러 마리의 나비> 등이 생물 표본으로 재현된다.

초충도에는 여뀌, 원추리, 모란, 맨드라미 등의 식물과 나비, 메뚜기, 잠자리, 매미 등의 곤충이 등장한다. 이들이 그림의 소재로 등장하는 이유는 자연과의 조화로운 삶을 바라는 소망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신사임당, 정선, 심사정, 김홍도처럼 이름이 알려진 화가들 외에도 많은 화가들이 초충도를 그렸다. 벌레처럼 작고 평범한 것을 화폭에 담기 위해서는 애정 어린 마음과 상세히 관찰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이로 인해 초충도에는 곤충도감에 버금갈 만큼 사실적이고 박진감 넘치는 작품들이 많다.

▲  작가미상-뛰어오르는 잉어   © 경기인

2부 물고기(魚蟹)에서는 물고기와 게가 노니는 어해도(魚蟹圖)가 전시되며, 작가미상의 <뛰어오르는 잉어>, 장한종의 <어패류와 갑각류> 등이 생물 표본으로 재현된다.

물고기 그림은 선사시대의 암각화에서도 등장할 정도로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으며, 그 중 고래는 식량으로서의 중요성과 주술적인 의미를 담아 그려진 것으로 추정된다.

어해도가 감상용으로 많이 그려진 시기는 중국의 오대(五代, 907~960)부터이다. 초기에는 물고기가 자유롭게 노니는 모습을 그리다가 점차 과거급제나 다산(多産)처럼 복을 바라는 마음까지 담아냈는데 이는 우리나라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조선 후기에 이르면 실학의 영향으로 수생동물(水生動物)의 종류와 특징을 세밀하게 묘사하였고, 18세기 후반 이후에는 길상을 담은 장식성 짙은 병풍으로 제작되어 결혼식이나 회갑연 같은 행사에 사용되기도 했다.

▲  조석진-여러가지 동물   © 경기인

3부 짐승(翎毛)에서는 우리 곁의 친숙한 동물인 길짐승과 날짐승을 그린 영모도(翎毛圖)가 전시되며, 이암의 <어미개와 강아지>, 변상벽의 <고양이와 참새>, 조석진의 <여러 가지 동물> 등의 작품이 생물 표본으로 재현된다.

영모도는 깃털 달린 새[翎]와 털이 난 짐승[毛]을 그린 그림이다. 하지만 화조도가 새 그림 전체를 포괄하게 되면서 영모도 역시 길짐승 그림 전체를 의미하게 되었다.

길짐승은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기 때문에 특히 자주 그려졌다. 우리 동물 그림은 부모자식간의 따뜻한 사랑, 부부간의 애정, 그리고 익살과 해학을 주제로 한 것이 많다.

귀여운 강아지를 잘 그렸던 이암, 소 그림에 뛰어났던 김식, 닭과 고양이를 잘 그려 ‘변닭’ 또는 ‘변고양이’라는 별명을 얻었던 변상벽 등은 조선시대에 동물그림으로 유명한 화가였다.

마지막 4부 꽃과 새(花鳥)에서는 꽃과 나무 그리고 새들이 어우러진 화조도(花鳥圖)가 전시되며, 정홍래의 <바위 위의 매>, 전(傳) 이영윤의 <목련과 공작>, <백한과 꾀꼬리> 등이 생물 표본으로 재현된다.

진귀하고 상서로운 새들은 그림으로 그려 감상되었는데, 주로 꽃이 핀 나뭇가지에 앉아 있는 새를 그렸다. 처음에 화가들은 화려한 꽃과 새의 모습을 그대로 묘사하려고 애를 썼지만 점차 자연의 아름다움을 대변하거나 화가의 감흥을 담아내기 위해 화조도를 그렸다.

▲ 물고기 병    © 경기인

어떤 새들은 독특한 생김새와 습성 때문에 여러 가지 의미를 부여받고 화폭에 담겼다. 한 예로 십장생 중 하나인 두루미가 장수뿐 아니라 청렴한 관료를 상징하게 된 것은 고결한 생김새 때문이었다.

이밖에도 이번 전시에서는 동식물이 그려진 경기도박물관의 소장유물(<나비무늬 주전자(백자청화화훼문주자)>, <원앙무늬가 있는 베개모>, <물고기 모양 자물쇠>, <물고기무늬 병>, <호랑이와 사슴이 그려진 화각함> 등)과 현대의 민화, 규방 작품도 함께 전시되어 다채로운 전시를 감상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전시와 함께 다양한 연계 체험 프로그램도 마련된다. 경기도박물관을 찾는 어린이들을 위하여 전시 작품에 대한 이해를 돕는 체험지 학습 프로그램(‘너는 누구니?’)과 겨울방학 특별 교육 프로그램인 ‘비밀의 화원’ 등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이 진행될 예정이다.

또한 2014년 2월 15일(토) 오후 2시에는 ‘옛 그림 속 동식물’이라는 주제로 이원복 경기도박물관장의 학술강연회가 예정되어 있어 미술사적 관점에서 깊이 있게 옛 그림 속 동식물을 이해하는 기회를 가질 수 있을 것이다.

그림 속 동식물이 그림 밖으로 빠져나와 살아 움직이는 것처럼 우리 눈앞에 생생하게 펼쳐지는 이번 전시를 통해, 과거 조상들이 바라보았던 시선대로 자연 속 동식물을 관찰해 볼 수 있는 소중한 기회를 가져보자.

▲  신사임당-가지와 방아깨비   © 경기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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